미국의 부채협상 문제가 점점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이에 대한 정리를 해보려 한다.
1차 세계대전 중에 연합국은 육상과 해상에서 독일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바다에서는 주로 영국과 독일 함대 간의 대치가 두드러졌으며, 이 과정에서 독일의 U 보트가 큰 역할을 했다. U 보트는 영국 주변 해역에서 전투를 벌이며, 군함은 물론 상선까지 가리지 않고 어뢰 공격을 감행하면서 영국을 효과적으로 봉쇄하였다. 이 사건은 전쟁의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부채협상의 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1915년 5월 7일, 영국의 여객선 루시타니아호가 리버풀로 향하던 중 독일의 U 보트에 의해 침몰하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약 천 명의 승객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 중에는 128명의 미국인도 있었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큰 충격과 분노가 일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참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미국의 중립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은 루시타니아호의 침몰을 계기로 전쟁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 미국의 법률에 따르면, 정부가 특정 예산을 지출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로 인해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신속하게 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상하원에서의 통과가 필수적이었던 규정 때문에 전쟁 수행에 있어 많은 지연과 어려움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은 미국이 전쟁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여러 도전에 직면하게 함을 의미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1939년에는 예산 관련 법률을 개정하기에 이른다. 이 개정은 국가부채 한도의 도입으로 이어지며, 이는 정부의 재정 운용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국가부채 한도의 본래 목적은 정부의 과도한 지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일정 기준 내에서는 정부가 보다 쉽게 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는 부채를 마치 대출처럼 활용하며 유연하게 재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는 국가부채 한도가 의회의 통제를 위해 사용되었다. 이제는 정부의 지나친 지출을 규제하는 도구로 기능하게 되었으며, 이는 국가 재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정부가 재정 운영에서의 유연함과 제한을 동시에 추구하는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행정부에 재량권을 부여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이지만, 설정된 한도를 초과할 경우에는 의회에서 새로운 한도를 승인받아야 한다. 이처럼 한도를 초과한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국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되어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의 움직임이 제한된다는 의미다. 196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의회는 채무 한도를 총 80차례나 증액해왔으며, 이는 재정 운영에 있어 지속적으로 필요성을 느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은 정부의 재정적 측면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부채한도의 상향은 정치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공화당 집권 시기인 49번과 민주당 집권 시기인 31번에 각각 증액된 바가 있지만, 이러한 한도 증액은 특정 정당의 성향과는 무관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 양당 모두 부채한도 상향을 이용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경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미국과 멕시코 간의 장벽 건설은 민주당이 부채한도와 예산 편성을 연결지으면서 실행되지 못한 사례로 여겨진다. 부채한도가 80차례 이상 조정되었지만, 여소야대 상황이 겹칠 경우, 부채한도 증액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왔다.
2011년에는 오바마 대통령 하에 부채한도에 도달하면서, 공화당 소속의 하원의장이 협상 상황을 극한으로 몰아넣었다. 디폴트가 임박하자 미국 증시는 15일 동안 약 17% 하락했고, S&P는 미국 국채의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러한 주가의 급락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디폴트 이틀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와 하원 간에 극적으로 합의가 도달했다.
또한, 당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자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일주일 동안 17%나 폭락하는 여파를 겪었다. 이러한 사태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금값이 오르고 미국 국채의 가치는 하락하면서 금리가 상승하는 일련의 경제적 현상을 초래했다. 이와 같은 경과는 부채한도 문제 해결의 복잡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채 협상은 2023년에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디폴트 시한이 다가오게 되면 금값과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시장은 크게 하락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위기를 의미한다.
2023년 8월,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국가 채무 부담 증가와 예측되는 재정 악화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두고 극심한 대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결은 항상 마지막 순간에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반복적인 상황은 많은 이들에게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
2023년 5월 29일, 미국 재무부의 마이너스 통장인 TGA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을 때, 바이든 대통령과 메카시 하원의장이 부채 한도를 2025년 1월 1일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하였다. 이는 임박한 디폴트를 피할 수 있는 조치로, 당장 눈앞의 재정적 위험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의 협상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계속해서 이러한 문제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합의된 내용은 주로 부채한도와 정부 지출에 관한 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후 2년 동안 부채 한도를 높이기로 했지만, 정부의 지출은 미리 합의된 수치에 맞춰 제한하기로 하였다. 2024년 동안의 비국방 분야 재량 지출은 2023년과 동일하게 동결되며, 2025년에는 이 금액이 겨우 1%만 증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부채 한도를 늘리되 2024년에는 비국방 관련 정부 지출이 일정하게 유지되며, 다음 해인 2025년에는 소폭의 증액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정부는 TGA라는 통장을 이용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고, 이는 미연준 중앙은행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통장은 개인의 자유입출금 계좌와 유사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아 대출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다.
가상의 한 개인이 7천5백만 원을 자유입출금 통장에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예금 잔고가 줄어들 경우 대출을 통해 부족한 금액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생활한다. 하지만 은행에서 대출 한도를 늘려주지 않게 되면, 이 개인의 예금 잔고는 5백만 원까지 감소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정부의 재정 운용과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5백만 원이 바닥나는 순간부터 카드 대금 미납 등의 연체가 시작된다. 이 잔고가 0이 되는 날은 6월 5일이었다. 그날이 다가오기 전에, 5월 29일 터져 나온 합의안 덕분에 간신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부채 한도 상승이 이루어지면, 필요한 다음 단계는 감소한 생활비 통장의 잔고를 다시 정상으로 복구하는 것이다. 목표는 7천5백만 원까지 잔고를 채우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7천5백만 원의 대출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기 때문에 1억 원 이상의 대출을 받아야만 예금 잔고 7천5백만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2023년 연말까지 이러한 방식으로 1억 원 이상의 대출을 받아 예금 잔고를 여유 있게 채울 수 있었다.
위 내용을 한국 현실에 맞게 바꾸면 만 원이 억 달러로 전환되어서 상황이 더 잘 이해될 수 있다. 한편, 미국은 TGA를 보충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가와 개인 모두가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것이 많이 존재하게 되면 그 가치는 떨어지고, 반대로 희소성이 높아지면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국채도 이러한 원칙에 적용되며, 특히 미국 재무부가 TGA를 채우기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할 경우 그 양이 많아져 국채의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것은 결국 국채의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5%까지 금리가 상승했던 당시에는 미국 재무부의 TGA 통장이 비어 있었으며, 이를 채우기 위한 조치가 국채 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2023년에 합의된 부채한도 적용 유예는 2025년 1월 1일에 종료된다. 그러므로 그 이후로 미국의 부채한도는 2025년 1월 2일 기준으로 36조218억 달러로 재설정될 예정이다. 이 날짜 이후에는 부채를 더 이상 증가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2025년 1월부터는 TGA 잔고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하며, 8천억 달러에 달했던 TGA 잔고는 이미 절반으로 감소한 상태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향후 미국의 재정 상황이나 금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재무부는 공적연금과 기금에 대한 자금 지원을 연기하고 있으며, 필수적인 지출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점차 다가오고 있으며, 현재 재무부의 자원은 거의 소진된 상태이다. 부채한도 증액에 관한 여야 간의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재무부는 TGA(현금관리계좌)를 활용해 버텨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월과 4월에는 소득세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나마 상황이 괜찮겠지만, 5월부터는 TGA 자금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할 예정이다. 만약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6월이나 7월 즈음에는 TGA 잔고가 거의 바닥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부채한도 협상이 진행되는 6월까지 일시적으로 국채 발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국채의 희소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영구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부채한도 협상이 긴박하게 진행되어 미국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투자자들이 국채를 기피하기 시작하면, 수요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가격이 떨어지며 금리가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예를 들어 2011년에 미국의 신용 등급이 하락했을 때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갑자기 2%에서 3%로 상승한 사례가 있다.
부채한도 협상이 마무리된 후에는 TGA를 보충하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공화당이 상하원의 다수당이기 때문에, 부채한도 협상이 이전보다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부채한도와 지역구 예산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공화당 소속 의원들 또한 자기 지역의 이익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트럼프는 주말 동안 부채한도를 제외한 6개월짜리 임시예산안에 서명을 하여 정부의 셧다운을 예방했다. 부채한도가 고정되었지만, 예산 집행은 가능한 상태이다. 민주당의 일부는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트럼프가 정부 인력을 해고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하며 주말 동안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고, 결국 상원을 통과하게 되었다. 트럼프는 부채한도가 제외된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반대였지만, 상원 통과 후 즉시 이를 승인한 상황이다.
부채한도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치킨게임으로 흐를 경우 미장지수와 미국 국채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으며, 금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