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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쌀값, 왜 이렇게 비쌀까?
2025년 현재, 일본의 쌀 가격은 10kg당 8만 원을 넘어서며 한국 쌀의 세 배에 해당한다. 이는 단순히 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공급 구조의 문제, 국제 농업 환경의 변화, 그리고 소비자들의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상기후와 재배 면적의 축소, 그리고 내수 소비 변화가 일본 쌀 시장의 공급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본 국민들의 식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산 쌀이 일본 시장에서 ‘가성비 좋은 밥쌀’로 주목받고 있으며, 자가 반입과 공식 수출이 동시에 증가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쌀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일본 쌀값 상승의 주요 원인
일본의 쌀값 상승은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2023년에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쌀 생산량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품질이 뛰어난 1등급 쌀의 비율도 60~70%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쌀을 사재기하기 시작했고, 이는 가격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쌀의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벼 재배 면적을 점진적으로 줄여왔고, 이로 인해 예비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엔화의 가치 하락 또한 문제다. 이로 인해 비료, 농기계, 연료와 같은 수입 농자재의 가격이 급등하며 쌀 생산 원가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빵과 면 등 다른 식재료의 가격도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쌀을 다시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결합되어 일본의 쌀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2025년 3월 기준으로, 일본 전역의 슈퍼마켓에서 5kg 쌀의 평균 가격은 4,206엔에 달하며, 10kg의 경우 약 8,412엔(한화 약 84,000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쌀 수입 정책과 그 한계
일본은 자국의 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TRQ(저율관세할당제도)를 통해 제한된 양의 쌀만을 수입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는 식용 쌀의 양은 매년 약 10만 톤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물량은 대부분 대형 가공업체가 차지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나 소매시장에서는 거의 체감되지 않는다.
TRQ의 한도를 초과할 경우, 1kg당 341엔의 관세가 부과되며, 이는 10kg에 약 34,100엔(한화 약 34만 원)으로, 사실상 수입이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정책은 국산 쌀 보호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쌀 가격 안정화나 외부 수급 대체에는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를 초래하고 있다.
결국, 일본의 쌀 수입 정책은 자국 농업을 지키기 위한 의도와는 달리, 소비자들에게는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산 쌀, 일본에서 주목받다
최근 일본에서 쌀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한국산 쌀을 일본으로 반입하려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전남 해남에서 생산된 ‘땅끝햇살’ 같은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으며, 2025년 4월에는 2톤 규모의 한국산 쌀이 일본으로 공식 수출되어 통관 절차를 완료했다.
한국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으로 쌀을 반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출 식물검역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이 증명서의 발급 건수는 2024년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3년의 연간 발급량은 1,310kg이었지만,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의 발급량은 1,855kg으로 증가했다. 2025년 1분기까지도 이미 전년도 발급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공항과 항만에서는 일본인 관광객, 유학생, 출장자들이 10kg짜리 쌀 포대를 여러 개 들고 귀국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부는 면세 한도를 넘어서도 검역 서류를 준비해 정식으로 통관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산 쌀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격 격차로 인한 수요 확산
2025년 3월 현재, 한국산 쌀의 소매가는 약 55,388원으로, 10kg으로 환산하면 약 27,694원이 된다. 반면, 일본에서 동일한 중량의 쌀은 약 8,412엔, 즉 한화로는 약 84,000원에 이른다.
이처럼 두 나라 쌀 가격 간에는 3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물류비와 관세 등의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소비자들은 한국산 쌀을 훨씬 더 경제적인 선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향후 전망과 정책적 과제
한국산 쌀이 일본에 반입되는 현상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이는 세계적인 식량 가격의 불안정 속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앞으로 쌀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한, 개인이 소량으로 반입하거나 소규모 수출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제도적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TRQ 물량 확대 협상, 한·일 간의 관세 협정 개선, 현지 유통망 및 파트너 발굴이 필요하다.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농업계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중장기적인 쌀 수출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일본 외에도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다양한 국가로 수출 시장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산 쌀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
일본에서 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농산물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고, 식량 안보와 시장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산 쌀이 일본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한국 농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한국산 쌀이 일본 시장에서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밥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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